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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인 유서와 같은 소설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에서 야마우치 사쿠라가 시가 하루키에게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다자이 오사무' 라는 대답하는 장면이 있다. 그래서, 전자도서관에서 작가의 상기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인간자격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의 처음은 어떤 남자(요조)의 사진 세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첫번째 사진은 그남자의 어릴때 사진으로 양쪽주먹을 꽉쥐고 웃는 마치 원숭이의 웃음과 같은 사진이다.
두번째 사진은 엄청난 미모의 남학생이 정교한 미소를 짓지만 뭔가 기분 나쁜 기운이 느껴지는 사진이다.
세번째 사진은 나이를 짐작할수없는 데 머리는 백발이고 작은 화로에 양손을 얹고 웃지않는 모습이나, 마치 꺼림칙하고 불길한 냄새가 나는 사진이다. 그리고 난 다음에 사진순대로 각각의 이야기를 수기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첫번째 수기에 첫문장 "부끄러운 생애를 살아왔습니다.내게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이 이소설을 압축하고 있다.
부자집 막내아들로 태어난 요조(작가도 대부호 쓰시마가문의 11남매중 10번째이다)는 다소 조숙하고 음울하지만 영악한 아이이다. 그는 가식적인 인간관계에 혐오감을 느껴서 진실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욕구와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직면하는 것이 두려워 도망을 치다가 스스로 실격이라고 선언하게 된다.
우선 첫번째 수기는 오바 요조의 소년시절으로 그는 자신의 어두운 모습을 숨기기 위해 익살꾼을 자처하고 평범한 아이처럼 익살을 부리고 웃기는 것이야 말로 자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가느다란 실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다양한 페르소나(persona,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심리학적으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자아를 뜻함)를 가지고 있지만 진짜의 모습이 아닌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 고민하며 여러가면을 쓰고 사는 것이 대단히 피곤한 일인데 요조는 그런것에 염증을 느껴서 위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의 눈에는 인간들은 가식과 위선덩어리라고 본 것이다. 요조의 인간불신에 대한 한대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내겐 서로 속이면서도, 결백하고,명랑하게 살고 있는 혹은 그렇게 살수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들 자체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입니다.'
두번째 수기는 집을 떠난 청소년시절이다. 중학교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광대짓을 알아차린 같은 반 친구 다케이치가 요조에게 두가지 예언을 한다, 하나는 '반드시 여자들이 너에게 반할거야.'이고 또 하나는 '너는 대단한 화가가 될거야.'이다. 그리고 요조는 도쿄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자신보다 6살위인 미술학도 호리키 마사오를 만나 술과 담배,매춘부,전당포 그리고 좌익사상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요조는 인간공포증을 완화하기 위해 술,담배,매춘부에 빠져든다.그러던중 고등학교 2학년때 유부녀 쓰네코와 동반자살사건(실제로 작가도 유부녀 여종업원 다나베 아쓰미와 함께 다량의 수면제인 칼모틴을 복용하고 동반자살을 시도했으나, 여자는 죽고 본인만 살아난 사건과 유사하다, 소설에서는 바다로 뛰어들고 여자는 죽고 요조는 사는 것으로 되어있다)로 학교에서 쫓겨나나 다행히도 기소유예된다.
세번째 수기는 자기파괴를 반복하는 청년시절로 그는 학교 보증인인 시부타 일명 넙치의 집에 기거하게 된다,그러나 거기서 나와 호리키를 찾아간다. 거기서 잡지사 여기자 시즈코(5살된 딸 시게코가 있는 미망인)를 만나 동거를 하게된다. 그리고 그녀의 소개로 잡지에 연재하는 만화'간타씨와 오타씨의 모험'를 그리면서 약간의 돈을 버는 만화가가 된다. 어느듯 두모녀는 행복한 가족과 같은 분위기이나 자신이 그 행복을 망칠까봐 또 다시 도망을 간다. 교바시의 스탠드바 마담에게 가서 지내다가 바 건너편 담배가게의 요시코를 알게되고 내연의 처로 맞아들여 같이 살게된다. 그리고, 요조는 호리키와 술을 마셔 취해져 있는 어느날 저녁에 요시코가 상인에게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보게된다. 그러나, 요조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보내다가 집안에 있는 치사량의 수면제를 먹게된다. 죽지않고 사흘밤낮을 죽은듯이 자다가 일어났으나 알콜중독으로 폐결핵이 오면서 약국에서 받은 모르핀 주사액에 중독된다. 그래서 호리키가 그를 병원에 데려가는데 그곳은 정신병원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을 인간실격이라고 선언한다.
요조는 거기서 나와 도호쿠 해변 온천지에서 요양을 하며 지낸다. 그러면서 하는 말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이 허무에 찬 그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슬프다.
후기에서는 화자가 사진과 수기노트를 쿄바시의 스탠드바 마담으로부터 얻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요조에 대한 마담의 평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요조는 매우 순진하고 마음 씀씀이가 좋은 -----,술만 마시지 않았더라면, 아니 마셔도 ----, 하느님같은 착한 아이였어요."
요조는 인간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피수단으로 처음에는 익살짓을, 이후에는 술,여자,마약으로 발전한다. 페르소나를 벗은 민낯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싶은데 상대방은 수많은 페르소나로 대하니 겁먹고 두려울수밖에 없지 않은가. 요조는 스스로 인간실격이라고 했지만 그는 인간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써다 세상이 만든 기준에 허물어졌을 뿐이다. 오히려 세상이 임의로 만든 기준에 맞춘 인간이 인간실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상기 소설과 유사한 삶을 살았다. 게이샤인 오야마 하쓰요와 약식결혼을 해서 살았으며, 도쿄제국대학 불문과 재학중 신문사시험에 불합격해 산에 올라가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고 결국 대학은 시험지에 교수이름이라도 쓰면 졸업시켜준다고 했으나 그마저 적지 못해서 졸업을 하지못한 것으로 끝난다.
불륜을 저지른 내연의 처 오야마 하쓰요와 칼모틴을 먹고 동반자살을 시도했으나 둘다 살아나자 이혼한다. 이후 고등학교 교사인 이시하라 미치코(당초에는 그와의 결혼에 관심이 없었으나 우연히 역에서 작가의 단편집을 읽고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음)를 만나 비로소 정신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연간 발표 작품수가 증가하였다.그와중에 오오타 시즈코를 내연의 관계를 가지고 한편 마지막 동반자살할 운명의 여인 전쟁 미망인 야마자키 도미에를 만나 그녀의 헌신적인 간호와 영양주사를 맞으며 '인간실격'을 탈고하고 죽었기에 이소설을 자전적인 유서와 같은 소설이라고 한다.
여기서 야마자키 도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그녀의 아버지는 미타카에서 가장 큰 미용학원 원장이니 그녀는 부자집딸인데다가 3개국 언어에 능통한 똑똑한 여인이었으나 세계2차대전때 아버지가 운영하던 학원건물이 폭격되어 어렵게 살게되고 그녀는 결혼한 남편이 필리핀에서 군인으로 차출되어 사망되어 미망인되었고 그와 만날당시 미용일과 접대부 머리를 가꾸어주는 비참한 신분으로 가난과 외로움으로 힘든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가 그와 같이 사는 방법이 본처와 내연의 처가 있는 관계로 없다고 보고 동반자살하는 극단의 방법을 쓴 것으로 추정한다. 그것도 기존의 방법이 아닌 소설에 나온 것처럼 강에 뛰어들어 죽은 것이다. 정말 소설같은 이야기이다. 요즘으로치면 금수저집안(그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미남형이고 천재소설가인데 위선적이고 잔인한 인간사회에 적응할수없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 인간실격이라 선언하고 죽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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