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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by 마크튭 2018.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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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연애,가족,결혼관이 사라진 세계는 어떨까?


작가는 2009년 『은빛의 노래』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2013년 『흰색의 마을의, 그 뼈의 체온의』로 제26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이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저자를 포함해서 단 세 명뿐이라니 대단하다. 거기에다가 작가는 다마가와 대학 문학부 예술학과 재학 시절부터 소설가 데뷔 후에도 편의점 알바를 하며 틈틈이 소설을 써왔다는 것이다. 상기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남성이 전쟁터로 징용되면서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극단적으로 줄어든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며, 주변 사람들과 ‘결혼’과 ‘출산’에 관해 나눈 대화에서 『소멸세계』의 모티프를 얻어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과 섹스가 반드시 직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면?’ ‘이런 세계관이 정상인 세상이 있다면?’이라는 의문과 상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더 이상 섹스를 통해 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도 프로그램에 원하는 조건을 넣으면 ‘매칭’시켜주는 상대와 하며, 아이는 인공수정으로만 얻을 수 있다. 비 내리는 여름날 태어난 주인공 아마네(雨音)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이 인공수정이 아니라 ‘남다른 방법’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은 아내와 남편의 사랑행위하는 것을 근친상간으로 생각하는 세상인데,아마네가가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대부분이 캐릭터나 인간을 연애대상으로 하나 섹스를 하지 않는데 비해 아마네는 다른 사람과 섹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간과 연애하고 번식할 필요가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가상의 세계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그녀는 아이가 갖고 싶어서 단체미팅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하고, 밖에서 각자의 연인을 만나는 정말 상상불허의 세계이다. 그 남편이 자신을 성추행(이세계에서는 가족간 근친상간으로 본다)시도로 이혼하고 만다. 이후 조건에 맞는 미팅에서 두번째 남편 아마미야 사쿠를 만나 결혼한다. 사랑은 사랑이고 가정은 가정이다식의 이해할수없는 세계의 결혼과 가족관이 우리는 왜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결혼하는 이유를 아이를 갖고 싶거나 경제적 동반자가 필요하다거나 일에 집중하고 싶으니 집안일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단순한 반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친구와 동거하는 편이 낫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설속의 이야기이지만 만약 섹스없는 세상, 인공수정으로 아기를 낳는 세상이 온다면 이럴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 후배 아미가 그녀에게 가족이 뭐냐는 질문에 "나와 가장 가깝고, 늘 지지해주는 존재야"라고 대답하며 자신의 케렌시아(스페인말로 투우장에서 소가 투우장에 나가기 직전 잠시 머무는 작은 공간으로 안락한 기분을 누릴수있는 아지트같은 공간)인 셈이다.아마네와 그녀의 남편은 인간사랑에 대한 실패로 사랑의 도피처로 에덴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적용하는 지바로 이주한다.그곳에서는 적정한수의 신생아를 관리하고 있으며 인공수정하여 출산된 아이는 15살이 될때까지 센터에서 의식주를 제공받으며 모든 아이가 모든 어른에게 사랑받으며 자라는 시스템이다. 
1인가구를 장려하다보니 두사람은 이주신청시 형식상 이혼했으나 실질적으로 부부로서 살기를 원했고 마침 집은 바로 옆집이라 처음에는 남편의 집을 침실로 그녀집을 거실로 쓰기시작한다. 사랑의 샤워 즉 인간아이를 마치 애완동물처럼 마음대로 예뻐한 후 나의 책임을 지지않고 혼자만의 자유로운 집으로 가는데 마치 고양이 카페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는 모두가 인간아이자 엄마인 것이다. 이러한 에덴에서 어른들의 첫번째 의무는 엽서를 받으면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수정하여 번식에 육체를 제공할 것, 두번째 의무는 아이들의 양육에 정신적으로 협조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사랑의 샤워'를 내리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 둘다 인공수정 대상자로 되어 그녀에게는 인공시술을, 남편은 인공자궁수술을 하게된다. 나중에 그녀는 유산을 하고 남편은 나중에 출산하게 된다. 예전에 그녀의 직장 후배 아미가 한 말 '피한방울 안섞인 남이 집에 있는 건 뭔가 정결하지 않는 느낌이랄까'처럼 서서히 가족관계는 무너지며 그녀는 남편과 정말로 헤어져 살게된다. 아마네는 이 만들어진 낙원을 떠나지 않고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초의 본능인 어머니를 죽이고 소멸되어가는 섹스를 만들어내려 한다. 마지막 부분은 어렵게 다가오지만 . ‘아이’는 미래의 ‘자원’이고 ‘출산’은 이 자원을 위한 ‘생산’이며 ‘가족’이야말로 생산을 위한 ‘공장’이라는 사실이야말로 수천 년간 우리가 믿어온 ‘종교’에 이소설은 이렇게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하여 현재를 사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이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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