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사랑이 있는 삶이다
작가는 2014년 2월 ‘요루노 야스미’라는 필명으로 투고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올린 원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고 이후 책으로 출간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6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서점 대상 2위에 올랐으며 일본의 각종 출판 집계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상기 소설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녀 야마우치 사쿠라와 은둔형 외톨이로 살던 소년 시가 하루키의 사랑이야기이자 성장소설이다. 이둘은 같은 반 친구이나 활달하고 친구가 많은 사쿠라와 달리 하루키는 자의적인 은둔 외톨이형인지라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다. 그런데 하루키가 맹장수술후 치료차 병원에 갔고 로비에 있는 소파에서 책한권을 발견하여 보았는데, 그책이 사쿠라의 공병문고로 일종의 시한부선고를 받고 쓰는 일기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중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부터 둘은 그녀의 비밀 알고 있는 사이로 진전되며 그녀가 하고 싶은 일에 동참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어느날 도서관 서고에서 그에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했을때 이게 무슨 뜻이지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이소설의 말미에 가면 그녀가 죽기전에 그가 그녀에게도 "너의 췌장이 먹고싶어"라는 문자를 보낼때 비로소 그게 사랑해의 다른 의미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쿠라와 하루키는 서로 성향이 반대이면서 그녀가 만나자는 요구에 처음에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친구를 위해서라는 생각에 하루키는 묵묵하게 따라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곧 죽을 환자로 대하지 않고 평소처럼 행동하는 그에게 서서히 호감을 가진다. 자신의 버킷리스트에서 우선 숯불구이집에서 가서 고기를 맘껏 먹어보기라든가, 1박 장거리 여행가기, 디저트 파라다이스에 가서 케이크 먹기, 자기집에 데려오기 등등 어쩌면 소소한 일상이지만 그둘의 행적을 따라가다보면 어느듯 나자신이 하루키가 되어 그녀가 죽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예정했던 삶보다 빨리 죽게되는데, 황당하게도 거리에서 묻지마 살인의 희생자가 되고 만 것이다. 하루키는 황당한 마음에 그녀의 장례식 가볼 엄두도 내지 못한채 집에서 열흘 보내다 뒤늦게 조문도 하고 그녀에게 빌렸던 '어린왕자'를 반납하려고 그녀의 집에 갔다.
거기서 그녀의 어머니가 "사쿠라, 네친구가 와줬어."하는 말에 내가 하루키에 너무 감정이입되었는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물론 하루키도 나중에 목놓아 울게된다. 그리고 1년후 하루키는 사쿠라의 바램대로 그녀의 절친 교코와 친구가 되었으며 기일에 그녀의 묘지를 들러서 그녀의 집에 같이 가는 것으로 끝맺는다. 간만에 소설을 읽고 울어본적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예전에는 레미제라블의 마지막부분 마리우스는 장발장이 자신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어 코제트와 같이 장발장을 만나는 그 부분을 읽고 장발장의 지나온 세월 오로지 코제트를 위해 아무런 댓가없이 희생한것이 오버랩되면서 눈물흘린적이 있다. 하루키는 사쿠라를 만나서 제대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적이 없다.
그러나, 죽고나니 제대로 표현 못한것이 아쉽고 그리울뿐이다.
그래서 울었을것이다. 그래도 사쿠라는 하루키를 만나 즐거운 추억을 쌓아 올렸으니 의미있는 삶이 아닐까 한다. 이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을 언급하면 사쿠라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면 매일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면서 살게 된거야"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와도 일맥상통한다. 진실,도전게임에서 하루키가 "너에게 산다는 것은 뭐야?" 에 대해 사쿠라는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대답하는 부분을 보고 톨스토이의 '이반일리치의 죽음'이 생각나는데, 이반 일리치는 사랑이 있는 삶이야말로 올바른 삶이라는 것을 죽음에 이르러서야 깨닫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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