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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오르부아르(피에르 르메트르)

by 마크튭 201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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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낳은 비극으로 에두아르,도나프라델, 알베르 각자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어디로 향하는가?

작가는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1977년 커뮤니케이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2000년대 중반까지 지역 공무원과 도서관 사서들을 대상으로 문학 세미나 강좌를 열다가 55세의 나이로 뒤늦게 소설을 썼다.
『이렌』,『웨딩드레스』, 『실업자』등으로 추리소설의 대가로 이름을 날리던 중 이 작품으로 세계3대 문학상(노벨문학상,맨부커상,콩쿠르상)의 하나인 콩쿠르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이소설의 소재는 베아트리스 포에리에스가 두 편의 탁월한 논문에서 소개하고 분석한 <전사자 발굴스캔들>에서 가져왔다고 밝혔으며, 이소설의 제목 오르부아르(AU REVOIR LA-HAUT)는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의 뜻으로 1914년 12월4일 국가반역죄로 총살형을 받았으나, 1921년 1월29일에 복권된 장 블랑샤르가 총살대에서 남긴 다음말에서 인용했다. '신께서 우릴 다시 만나게 해주시길 바라는 하늘에서 만나요.나의 사랑하는 아내여,천국에서 다시 봐요----'

이 소설은 제1차세계대전에 참전한 세명의 젊은이가 전후 엇갈리는 삶을 살아가며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주며 당시 삶의 생생한 현장을 재현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의 근원이 앙리 도네프라델중위에서 시작된다. 그의 가문은 주식실패와 파산으로 거덜나 있는 상태에서 휴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은 공을 세운 것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자기 부하 둘을 죽이고 이를 독일군의 도발행위로 꾸며 프랑스군의 분노를 유발시켜 적진을 탈환하여 자신은 훈장도 받고 대위로 승진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알베르 마야르는 죽은 병사 둘이 등에 총을 맞은 것을 확인하고 이것이 아군에 의해 죽었음을 감지하는 순간 도네프라델중위에 의해서 자신은 포탄 웅덩이에 빠지고 이내 흙으로 묻히게 된다.
한편 에두아르 페리쿠르는 구덩이에 파묻힌 알베르를 기적적으로 구해낸다. 그러나, 날아온 파편에 그의 얼굴 아랫부문 절반이 날아가는 큰부상을 입는다.
이렇게 휴전이 10일 남은 시점에서 중위가 영웅이 되어 공을 세우고자 벌인 복수전때문에 화가로서 꿈을 키운 에두아르은 흉칙한 얼굴과 모르핀으로 희망이 없는 삶을 살게 되고 , 제대후 애인 세실과 결혼하여 소박한 삶을 꿈꾸었던 알베르도 뜻하지 않게 죽음으로부터 에두아르의 도움으로 살아나는 대신 그가 크게 부상당한 죄책감에 그를 보살피며 생계에 허덕이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한편 기회를 잡은 앙리 도네프라델은 대위로 제대하고 에두아르의 누나인 마들렌과 결혼하여 승승장구한다.
그녀 집안의 인맥과 재력을 활용하여 자기사업의 수익을 극대화한다. 예를들어 전사자 관을 만들면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130cm관을 쓰거나, 인식표를 읽지 못하는 저렴한 중국인 노동자를 쓰는바람에 묘비와 묻힌 사람의 관과 맞지 않다던가 돈을 더 받아내려고 시체없는 관에 흙을 넣어 묻는다던가 심지어는 독일군이 전사자 묘지에 묻혀있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
이 모든일은 감사관 조제프 메를랭에 의해 정부에 보고되어 결국 도네프라델은 징역5년에 확정 금고형 3년을 언도받았고 마들렌과도 이혼했으며 초라한 삶을 살다 71살의 나이로 죽는다.
전투중 얼굴을 크게 다친 에두아르는 집에 돌아갈 생각이 없어서 자신을 전사자로 둔갑하고 자신은 다른 무연고 전사자의 이름인 외젠 라리비에르를 쓴다. 이사실때문에 제대후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수 없는 처지가 된다. 자신은 하는 일없이 하루종일 침대에서 지내며 통증때문에 때때로 모르핀주사를 맞으며 무의미한 삶을 지내다가 전사자기념비 사기사건(카탈로그를 만들어 조각상스케치를 보여주고 하고 싶은 조각상을 골라 주문과 선금을 받고 제작해준다고 제안하여 들어온 선금만 받고 국외로 도망가는 것)을 구상한다.
이 제안에 대해 알베르는 처음에는 시민의 푼돈을 훔치는 행위로 비윤리적이라 생각해 거절하였으나, 밑바닥까지 떨어진 알베르(심지어 그는 돈이 없어서 에두아르에게 줄 모르핀을 구하기 위해 모르핀판매업자를 때려서 정신을 잃게 만든 뒤 모르핀을 훔쳐온적도 있다)는 더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알베르는 에두아르 아버지 소개(그의 아버지가 전우인 알베르를 초대하여 군대있을때 아들소식을 들으며 보낸적이 있으며 그당시 뜻하지 않게 일자리를 제안했으나 그때는 자신이 아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들킬까봐 거절한적이 있다)로 들어간 은행에서 돈을 횡령하고 그 돈을 사기사건의 사업자금으로 쓰고 나중에 선금이 들어오자 메꾼다. 에두아르의 생각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선금이 계속 들어오며 원하는 금액이 들어오자 국외도피계획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사기사건이 서서히 기사화되면서 알베르는 예정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폴린과 함께 기차를 타고 떠나 레바논의 중심에 있는 베이루트에 정착하여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에두아르는 애초부터 도피할 생각이 없었고 도로에서 마침 오는 자동차(하필이면 그의 아버지가 몰고 있다)로 뛰어들어 죽게된다. 그의 아버지는 이 모든 사기사건의 배후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그 돈은 자신의 재산으로 환불해주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전쟁터에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전쟁이 끝나고 사회에 복귀했을때 돈에 미쳐 날뛰는 도네프라델과 같은 엘리트들은 전쟁을 정당화하려 성대한 기념식을 벌이고 죽은 영웅들의 기념비를 세우기에 바쁠 뿐 불편한 진실을 증언하는 깨진 얼굴들은 사회의 언저리로 내몬다. 전장에서 생매장되었던 병사들이 다시 생매장되는 것이다. 젊음을,사랑하는 이들을,일자리를, 생존의 가능성마져 빼앗겨 살았지만 죽은 거나 다름없는 유령인 것이다.그래서 에두아르는 깨진얼굴(제1차 세계대전중에 특히 얼굴에 큰 부상을 입어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병사를 일컫는 말)을 대표하여 위선과 거짓으로 얼룩진 전사자기념비사업을 고발하고 조롱하고 파괴하기 위해 이와 같은 사기극을 벌여 세상을 향해 복수를 하는 것이다. 이는 선악을 떠나서 죽어가는 사람을 먼저 살리고 보려는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라고 볼수있다. 알베르는 행복하게 살았는지에 대한 얘기는 없지만 그동안 에두아르를 위해 저지른 불법행위(명의도용등 공문서위조,모르핀  구하기  위해 폭행,공금횡령,사기등등)때문에 양심의 가책이라는 벌을 받아가며 남은 여생을 살 것이라고 추정된다.
안타깝고 아쉬움이 남는다. 도나프라델이 바른 삶을 추구했더라면  자신도, 에두아르도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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