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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 저자 후지마루

by 마크튭 2019.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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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상기 책은 라틴어 메멘토 모리(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한다) 를 떠오르게 한다. 처음 책을 폈을때는 작가이름도 생소하기도 하고 사신아르바이트라는 처음들어보는 용어가 나와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은 가족간의 관계와 죽음이라는 쉽지않은 묵직함이 느껴오는 소설이다. 교통사고로 죽은 동급생 아사쓰키 시즈카처럼 당뇨병에 걸린 여동생과 사이가 좋지않아서 이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사자(死者)도 있고 무능한 가장이면서 술주정뱅이 생활때문에 가정이 파탄이 나고 술에 취해 기차플랫폼에 떨어져 죽은 구로사키처럼 어린 아들이 유치원때 쓴 어버이감사편지를 그리워하는 사자도 있고, 고아나 다름없는 히로오카 가나는 의사인 남편과 결혼하여 화목하고 안정된 생활을 꿈꾸었으나, 병약한 상태로 임신한 자신에게 생사와 관계없이 씨받이정도로 취급당한채 출산하다 죽은 것에 대해 원망이 있는 사자도 있다. 그리고, 친모의 학대끝에 8살때에 죽은 시노미야 유와 같은 사자도 있다. 마지막 반전이 사쿠라 신지와 같이 사신아르바이트를 한 동급생 하나모리 유키 역시 초등학교 2학년때 어머니와 계곡에 놀러갔다가 계곡에 빠져 죽었는데 그것이 어머니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사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자의 미련은 결코 해결되지 않고 그러한 사실에 대부분 절망하며 저세상으로 간다. 그나마 사신아르바이트의 보람은 사자들이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저세상으로 가는데 일조한 것이다. 아사쓰키는 좋아하는 남친 사쿠라와 마지막 밤을 얘기를 나눈 추억을 안고 갔고 구로사키는 유치원때 쓴 아들의 어버이감사편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갔고,히로오카는 추가시간에 보여준 아들에 대한 사랑을 기억하며 떠나갔다. 물론 시노미야 유처럼 추가시간 속에서 친모에 의해 아파트에서 밀어서 떨어져 크게 다쳐 결국 죽음에 이르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는 가슴아픈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이소설처럼 사자만 미련이 있는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누구나 '이렇게 하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을 간직한채 살아가고 있다. 이반 일리치(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주인공)도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생을 되돌아보니 후회할 일을 한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행복하고 기쁘게 산적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는 뒤늦게 사랑이 있는 삶이 올바른 삶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 소소한 일상속에 피어나는 작은 행복들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죽고나서 이세상에 미련이 남는 사자가 되지도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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