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루부미를 죽인 이유에 대한 안중근장군은 그의 15가지 죄상(안중근, 사라진 총의 비밀<저자 이성주,출판 추수밭>에서 인용한 안중근, 안응칠역사 중에서)을 근거로 답변했다.
1. 대한제국 황후를 시해한 죄요
2. 대한제국 황제(고종)를 폐위시킨 죄요
3. 5조약(을사늑약)과 7조약(정미늑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요
4. 무고한 대한인들을 학살한죄요
5. 국권을 강탈한 죄요
6. 철도,광산,산림,천택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하게 한 죄요
8.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9. 교육을 방해한 죄요
10. 대한인들의 외국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11.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버린 죄요
12. 대한인이 스스로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13. 대한제국과 일본사이에 분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대한제국이 태평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죄요
14. 동양평화를 깨뜨린 죄요
15. 일본 천황폐하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요
첫도입 부분이 안중근에 대한 것부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며 첫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당황했으며, 내용 서술도 작가가 무심한 객관적인 태도로 서술하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나에게는 생소했다. 이책을 다읽고 안중근장군에 대한 여러가지 책과 유튜브(황현필 한국사)를 보며 위에 언급한 15가지 죄상을 상기하며 다시 읽으니 작가가 왜 이토부터 언급했는지 이해가 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mypRXTRdvVo&list=PL0lEEgMCRI86Ur81wefhvJmw4Sv-n1bEn&index=6
이토는 러시아 재무장관 코콥초프과 협상을 위해 일본을 떠나 하얼빈으로 향하고 안중근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토가 하얼빈으로 온다는 소식에 우덕순과 함께 하얼빈으로 향하는 두인물이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에서 만나 안중근의 총에 이토가 죽게되는 극적인 결말을 가져온다. 이후 체포되어서 일본인에게 넘겨지고 그들의 지역인 여순에서 재판을 받고 1910년 2월14일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그사이 자신의 일대기인 안응칠역사를 쓰고 미완의 동양평화론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1910년 3월26일(3월25일은 순종생일이고 3월27일은 부활절이라서 그사이인 26일이 된 것임)에 사형을 당했다.왠지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다.
소설을 읽다보면 심기에 거슬리는 부분이 몇군데 있다. 그중 하나는 안중근이 이석산을 권총으로 협박해서 백루블을 뺏았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그의 지나온 행적을 보건대 대의를 앞두고 정말 그랬을까 싶다. 여러 안중근 책을 참고하건대 오히려 여비를 제공한자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거짓진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안중근의 하얼빈거사에 대해 당시 천주교의 시각(여기서 뮈텔주교)이 교리상 죄악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자신은 물론 모든 가족이 천주교 신자로서 세례를 받았으며 억압당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정의구현사제단은 1979년 명동성당에서 안 의사 탄생 100주년 기념미사를 열고 1986년에는 순국 76주년 추모미사를 봉헌했고 1993년 김수환 추기경은 마침내 안중근 의사의 첫 공식 추모미사를 집전한다. 그 강론에서 김 추기경은 안중근 의사를 사실상 복권한다. 김 추기경은 “일제 치하 교회가 안 의사 의거에 대한 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여러 잘못을 범한 것에 대해 연대 책임을 느낀다”며 “의거는 일제의 무력 침략 앞에 독립전쟁을 수행하는 행위였으므로 정당방위이며 의거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일제 치하 한국 천주교의 과오를 사과하고 바로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후기에 나오는 직계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 큰아들 안분도 7살에 사망(누군가가 준 과자를 먹고 독살당한것으로 추정), 둘째아들 안준생은 유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러시아 극동지역과 북만주 그리고 상해로 다니다가 일본의 회유에 의해 이토의 차남 이토 분키치에 사과하는 박문사 화해극으로 변절하게 되고 광복후 국내로 돌아와 1952년 폐결핵으로 사망, 장녀 안현생 역시 명동수녀원에서 나중에 블라디보스토크에 살던 가족과 합류하여 같이 도피생활하다 일본의 회유에 의해 박문사참배하는 행위로 변절하고 1946년 서울로 귀국 1959년 사망 그리고 그의 아내 김아려 광복후 귀국하지 않고 1946년 상해에서 사망이라는 것을 보며 가슴 아련한 슬픔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더구나 안중근장군은 사형뒤 시신을 가족들에게 인도해주지 않고 여순감옥 공동묘지 어딘가에 몰래 매장한 일본의 만행으로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쳤지만 자신은 물론 그의 가족은 제대로 대우도 받지 못하고 불행의 연속이니 이게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싶다. 그래도 뮤지컬 영웅, 영화 영웅 그리고 하얼빈과 같은 책으로 그분의 업적을 기리니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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