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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정한아의 친밀한 이방인

by 마크튭 201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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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이유미처럼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지만----

거의 10월 한달을 책을 읽었으나 머리에 정리가 되지 않고 멍한 상태로 보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친밀한 이방인'에 꽂혀 단숨에 읽었다. 이소설은 7년동안 소설을 쓰지 않고 있는 소설가인 '나'가 우연히 신문에서 자신이 오래전에 쓴 소설 '난파선'의 일부내용과 이소설을 쓴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광고를 낸 '선우 진'이라는 여성을 만나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의 남편 이유상(사실은 여자이고 이유미이다)이 6개월째 실종되어 행방을 찾기위해 광고를 냈으며, 이유미가 남긴 일기장을 보면 그녀는 피아노강사로, 전문대 음악학부교수로, 실버타운의 의사로 살면서 각각의 직업때 만난 각3명의 남자(은행원 조민호, 성형외과의사 임재필, D실버타운의 윤노인)와 결혼하고 헤어지고 마지막엔 남자 소설가로 진과 결혼하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나'는 소설가로서 이러한 파란만장한 이유미의 인생여정에 호기심을 느껴 과거부터 추적하여 조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신분을 위장하여 3명의 남자와 결혼한 것은 사실이나, 마지막 진과의 이야기는 거짓임이 드러난다. '진'이 동성애자로 '미리엄'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데 결혼을 해야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이 자신에게 주기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이유미'와 짜고 자신의 어머니를 속이고 이런일을 벌인 것이다. 그러니까 이유미는 잠시 결혼하고 곧 사라지는 것으로 짠 것이다. 왠지 허무한 결론이다. 그러나, 작가는 '나','선우진','이유미' 각각의 자라온 성장환경이 다른 3명의 인물이 살아온 과정을 통해 누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이유미처럼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먼저, 작가로 나오는 '나'는 신학대학 구약전공 교수인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영국에 유학가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잘나가는 금수저로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으나, 애를 가져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불만으로 국내로 들어와 방황하다가 남편 몰래 예전의 남친과 외도를 하게 된다. 모래성에 쌓아올린 결혼은 결국 자신이 남편에게 외도사실을 폭로함으로써 헤어지게 된다. 한편, 퇴직한 그녀의 아버지는 간암으로 투병중인데 어머니로부터 황혼이혼 청구받는 등 행복하다고 믿었던 부모관계도 거짓이었던것이다.
두번째 이유미는 고아원출신의 부모(아버지는 양복기술자이고, 어머니는 청각장애 및 지적장애가 있다)밑에서 아버지의 맹목적인 지원으로 부족함없이 자랐다. 그러나, 실력부족으로 원하는 S여자대학에 낙방했으나, 부모님께 실망감을 드릴수없어서 의상디자인학과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게된다.한번의 거짓말이 눈덩이 처럼 불어난다. 그대학의 교지 수습기자가 되고 대학기자들 모임에서 한남자를 만나서 결혼이야기까지 나왔으나 남자의 어머니가 그녀의 정체를 알게됨에 따라 헤어진다. 이후  여러
알바생활하다가 앞서 얘기한 네번의 신분위장을 벌이다가 결국 사라진다. 그녀가 가면을 쓰고 상대방에게 거짓말한 것은 나쁘지만 상대방에게 고의나 악의를 가지고 접근한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래도 '나'와 '선우진'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
세번째, 선우진은 교장출신의 이혼모 가정에서 자라 어머니의 기대와 달리 비행소녀로 무단가출하여 지내다가 17살에 애를 가져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유미와 짜고 일을 벌이고 아버지의 유산으로 따로 자신의 애인 미리엄과 살림을 차려 그녀의 자식과 산다.
어쩌면 그녀는 겉과 속에 가면을 쓰고 상대방 여기서는 자신의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모든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의 이득을 챙겨가는 3명중 가장 영악한 인물로 보인다. 
3명중 마음에 드는 인생은 없고 불편하다.
왜 작가인 '나'는 아기를 가졌을때 남편과 속깊은 얘기를 진지하게 하지 못하고 속으로 참기만 했을까? 안타깝다.
부모,부부,자녀,친구관계처럼 친밀한 사이에서 의외로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지않는데,  이는 상대방이 알아주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말해주지 않는데 상대방이 독심술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는가? 그리고, 이유미는 피아노나 말재주에는 나름 실력이 있는데, 굳이 가면을 쓰고 마음 쪼리는 불안한 생활을 감수했을까? 그럴 정신으로 제대로 공부해서 자격을 갖춰 자신의 삶을 누려야 겠다.
그래도 즐거운 재미있는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인다. 그러나, 선우진은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를 속이고 살아가는 삶이란 행복할까? 온갖 나쁜 짓을 해도 결국 받아준 어머니에게 후회가 안될까? 인생은 방향이 올바르지 않으면 엉뚱한 길로 가서 시간만 낭비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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