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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마이클 커닝햄의 세월

by 마크튭 201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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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부인을 통해 여자의 인생을 보여준다

작가는 1952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스탠포드 대학에서 문학사 학위를, 아이오와 대학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다. 15세 무렵에 읽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에 『세월』을 변주해 1998년 커닝햄 버전의 새로운 『세월』을 발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물론 1999년 퓰리처상과 펜 포크너상 동시 수상이라는 문학적 영예를 안았다. 『세월』은 2002년 스티븐 달드리 감독,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주연의 <디 아워스>로 영화화되어 이듬해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미국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로 손꼽히는 커닝햄은 매일 아침 9시에 책상에 앉아 오후까지 글을 쓰는 성실한 작가이며, 집필 이외에 시민 저항 운동과 올바른 에이즈 인식 캠페인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작품의 시작이 버지니아 울프의 자살(그녀는 정신질환을 비관해 1941년3월28일 우즈강에서 투신 자살)장면부터 나오는데, 이는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고 있는 생의 이면에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어려 있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생을 싣고가는 세월의 정체인 것이다. 이런 세월의 정체를 드러내기 위해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살아가는 세명의 부인을 내세운다. 첫번째 인물이 1923년 런던교외 리치먼드에 살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부인이다. 그녀의 남편 레너드는 실제로 호가스 하우스내에 생계수단 겸 아내를 위한 소일거리를 마련하고자 수동식 인쇄기를 구입해 출판사를 차려 아내의 작품 대부분을 출간하고 있다.여기서 요양과 글을 쓰고 있는 그녀는  '댈러웨이부인'작품을 집필중이다. 이날 오후 언니 바네사와 조카 3명(줄리안,퀜틴,앤젤리카)이 방문하는데, 조카들이 정원에서 죽어있는 새를 보고 장례를 치르는 장면을 보여주거나 버지니아가 리치먼드역까지 걸어가면서 어머니의 죽음을 떠올리며 '죽어서야 우리는 진정한 크기의 참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크기란 참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하는 등 그녀 주변에 죽음의 그림자가 보이고 있고 늘 런던의 도시생활을 갈망하여 그날 저녁도 충동적으로 런던행 기차표를 샀으나 걱정이 되어 뒤쫓아온 남편 레너드때문에 집으로 그냥 돌아간다. 이편의 마지막부분 '정신이 멀쩡한 클라리사는 런던을 사랑하면서 자기 삶의 평범한 즐거움을 계속 사랑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 어느 미치광이 시인은, 한 몽상가는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면서 그녀는 항상 런던생활을 갈망하나 자신의 병때문에 갈수없는 한계를 느끼고 그 도피처로 죽음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두 번째 인물은 1949년의 LA에서 사는 로라 브라운 부인으로 리처드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임신중인 그녀는 새벽2시까지 책(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부인)을 읽느라고 이날 남편 댄의 생일날임에도 늦게 일어났다. 댄은 이미 아침식사를 차려 아들 리치(리처드의 애칭)와 먹고 출근을 한다. 이후 한때 빈종이와 잉크 한병에 지나지 않던것이 '델러웨이부인'와 같은 책이 되듯이 맨 첫문장을 쓰는 작가처럼, 설계도를 막 그리려는 건축가처럼,만족스러운 기대감과 함께 생의 충만을 희망하듯 어린 3살짜리 아들과 생일케이크를 만든다. 그러나,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형편없는 실패작인 것이다. 그때 친구 키티가 방문해서 자신이 종양때문에 입원해있는 동안 개먹이주는 것을 로라 브라운에게 부탁한다. 이때 둘이서 잠깐 키스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이 후에 아들 리처드의 동성애 경향을 암시해주고 있다. 키티가 가고난후 마음에 들지 않은 케이크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리고 다시 케이크를 다시 만들고 아들을 래치부인에게 맡기고 난후 책 '댈러웨이부인'을 들고 잠시의 일탈을 위해 노르망디호텔에 투숙하여 책을 읽는다. 얼마후 시간이 되자 아들 리치를 찾아 집으로 돌아가 저녁에 남편과 함께 생일파티를 한다. 잠자리들면서 하는 다음 생각이 여운을 남긴다. '적극적인 관찰자의 역할을 넘어서는 어떠한 특별한 역할을 맡지 않으면서 사람들,배경들,상황들을 다 아는 듯한 감각이 그렇지 않은가'
세번째 인물은 20세기말 뉴욕에 살고 있는 중년의 레즈비언 댈러웨이 부인(본명은 클라리사 보건으로 리처드가 붙인 이름))으로 에이즈에 걸려 자살하는 게이 시인 리처드의 친구이다. 이날 리처드가 커루더스상 수상하는 기념으로 자신의 집에서 밤에 파티를 열기로 한다. 먼저 꽃집에 들러 꽃을 사고 리처드 아파트로 가는 도중 관광객이 모여있는 트레일러에 다가가서 스타모습을 보리라는 희망에 잠깐 서있기도 한다. 한때 사랑하는 사이였던 리처드가 루이스와 함께 사랑의 도피행각을 떠나 헤어지게 된 때를 생각하며 가고 있다. 아파트에 도착해서 리처드에게 오늘 시상식에 앞서 오후5시 파티가 있으니 오후3시30분에 데리려 오겠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15년이나 샐리와 같이 사는 집으로 돌아오자 샐리는 영화배우와 점심약속때문에 나간다. 그리고 클라리사는 파티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 리처드에 대해 놓쳐버린 가능성에 대한 아쉬움을 생각한다. 그런데 리처드와 12년간 같이 살아온 루이스가 방문하여 그녀는 반갑게 맞이한다. 여전히 그는 동성애자로 그의 대상은 벌써 네번째이다.
한편 그녀의 딸 줄리아(19세) 역시 메리 크롤(40넘을 것으로 추정)과 사귀고 있다. 그리고 클라리사는 리처드를 데리러갔으나 그는 5층 창턱에 앉아서 수상에 대한 강박감과 병에 대한 비관으로 그녀가 보는 앞에서 떨어져 자살한다. 그녀는 지난 젊은 시절 원하던 삶을  실행하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을 오랫동안 마음으로 간직하며 현재를 살고 있다. 상기 작품은 이들 3명의 부인들이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각기 하루동안 겪은 일들을 다루고 있다. 버지니아가 느낀 무력감은 작가이자 지식인임에도 여성으로서 보호받아야 하는 삶을 향한 것이었다. 로라는 문학소녀였지만 평범한 아내와 엄마가 되어 안온한 삶에 좌절하고 자살 충동을 느낀다. 홀로 딸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듯 보이는 클래리사는 진정으로 마음의 소리에 따라 살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지 못한다. 시간도 공간도 서로 다르지만 세 여인의 모습은 여성으로서 산다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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